전구체, 양극재 산업의 핵심 기업 에코프로
◆ 전기차 시장이 이끄는 배터리 산업
배터리 제조 산업을 영위하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 폭발적인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덕분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2위를 기록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들 기업이 성장했던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기차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동력원이자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방 산업인 전기차 산업이 후방 산업인 배터리 산업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산업은 시장 성장성이 높고, 활용 범위도 넓기 때문에 배터리 산업이 앞으로 창출해 낼 부가가치는 엄청납니다. 기후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감안하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전동화 트렌드는 일시적이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2024년 912 GWh에서 2030년 3647 GWh로 향후 7년간 4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작년 에코프로의 성장은 납득이 가는 수준이며 앞으로의 추가적인 성장을 예상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 에코프로의 배터리 산업 밸류체인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을 재료로 만드는데, 에코프로는 배터리 제조원가의 62%를 차지하는 핵심원료인 양극재 산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생태계의 밸류체인 중 에코프로가 영위하는 산업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원자재 확보 | 원자재 제련 | 전구체 산업 | 소재(양극재) 산업 | 배터리 셀 산업 |
| - | - |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이노베이션 |
에코프로비엠 |
- |
에코프로는 배터리 생태계의 미드스트림에 있는, 전구체 산업과 양극재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입니다. 정확히는,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전구체 산업'을 담당하고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산업'을 담당합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전구체를 생산해서 에코프로비엠에 납품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배터리 제조원가의 62%를 차지하는 양극재 원가 중 60%를 전구체가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가 성립되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그룹 내에서 자원을 조달할 수 있게 되어 정치, 외교적인 영향을 받지 않게 되고 양극재라는 핵심 소재를 경제성 있게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세계 배터리 산업의 기술 패권을 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아직까지는 계획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 포스팅을 정독하셔야 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핵심 계열사인 이유
작년, 국내에서 생산된 양극재의 97%는 중국산 전구체를 원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이게 뭔 말인가 하면, 아직 국내 기업이 전구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귀 금속원소를 제련해서 만드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많은 유독 화학물질을 배출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환경규제가 덜한 중국에 핵심 공장이 만들어져 왔고, 중국기업이 경제성 있게 정제원료를 공급하게 되면서 전구체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업계에서는, 전구체 생산능력이 없으면 양극재 설계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기업 중 양극재 생산량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원료를 중국에서 조달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23년 기준, 전구체 생산능력이 5만 톤입니다. 이를 2027년 21만 톤 규모로 확대하여 전구체 시장 캐파(CAPA)의 6.6%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1위이자, 세계 5위 수준의 생산능력입니다.
따라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2023년 11월 18일 코스피에 상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 등 타 계열사들은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음에도, 수급이 더 많은 코스피 시장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양극전구체 증설규모를 보면, 2027년까지의 생산능력 320%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올해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투자금 조달에 대한 리스크도 해소되었습니다.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22년 6652억 원, 2023년 1조 158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의 영업이익은 2022년 영업이익보다 감소한 329억 원입니다. 이는 양극전구체 생산라인에 증설에 자금이 투입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잠재력
◆ 전구체 공급 부족현상 장기화
필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양극재 생산라인 증설 속도를 국내 전구체 업체들의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 LG화학,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전구체 생산라인 증설이 늦어지면서, 국내 전구체 수요 대비 공급 부족분은 현재 31만 4000톤에서 2026년 70만 700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 공급 속도가 둔화되더라도 전구체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는 기조가 지속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구체 생산설비를 가장 빨리 증설할 수 있는 업체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유일합니다.
◆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으로 인한 중국 업체들의 입지 약화
두 번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으로 인해 중국 전구체 업체들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배터리 분야도 중요 정책으로 다루고 있는데, 전기차 탑재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광물은 40% 이상 미국 또는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추출, 처리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비중국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중국에서 생산, 가공된 광물이 40% 미만 포함된 배터리 제품을 찾게 될 것이며, 배터리 소재 업체 입장에서는 중국산 전구체의 비중을 낮추고자 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전구체 기업들의 입지는 낮아지고 그 캐파의 일부는 국내기업으로 넘어오게 될 것입니다. 국내 전구체 업체 입장에서는 엄청난 호재일 것이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에 해당합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 전망
◆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 전망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트 분석도 짧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주가가 하락할 확률보다는 상승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열리면 추가로 포스팅하겠습니다만, 이번 포스팅은 상승하는 관점에 대한 부분만 언급드리겠습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23년 11월 18일에 공모가 36200원으로 상장했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는, 12월 19일의 고점 223000원까지 하나의 추세를 그리며 상승했습니다. 이 추세는 명확한 ABC 상승패턴입니다.
엘리엇 파동이론 상 이후에는 이 ABC 상승패턴에 대한 충분한 조정이 필요한데, 조정에 대한 관점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규칙형 조정패턴 이후 상승하는 관점이고, 두 번째는 러닝플랫 조정패턴이 발생한 이후 상승한다는 관점입니다.
필자는, 아래 그림과 같이 러닝플랫 조정패턴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주가가 16만 원의 단기적 저점을 형성하고 상승하는 추세가 12월 19일의 고점을 돌파하러 가는 형상이며, 조정은 항상 충분해야 되기 때문에 이 고점을 돌파하면 주가가 되돌아 올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되돌아온다는 의미는, 12월 19일의 고점 223000원을 돌파하더라도 다시 17~18만 원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과정을 요약한 것이 러닝플랫 패턴의 N자형 모습이고, 잠재반전구간은 231000원입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러닝플랫 패턴의 모습이 갖춰진 이후 17~18만 원 선에 도달할 때 매수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러닝플랫 패턴이 완성된다면 이후 주가는 큰 상승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이렇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